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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장난감/수집가

속옷밴드 Zine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
  

박현민 - 기타 | 장윤영 - 보컬,베이스 기타 | 조월 - 기타 | 정지완 - 드럼,퍼커션 | 정승호 - 기타,키보드

 

2000년 결성

2003년 첫 ep 사랑의 유람선 발표

2006년 정규1집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 발표

2006년 해체 

 

  

속옷밴드가 해체된지 4년이 지났지만 이들의 음악적 잔향은 팬들의 머리 속을 떠나질 않았다.

그래서 속옷밴드와 관련된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 보려는 시도가 있었고......

 

 

속옷밴드. 이들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아

이 세상의 그 어떤 헌정집보다도 아름다운 팬진이

아워타운의 여러 친구들과 팬들에 의해 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지난 6월.

살롱바다비에서는 속옷밴드진(zine) 발매를 기념하는 공연이 열렸다.

 

 

속옷밴드진에는 10페이지 분량의 글과 사진, 그림 그리고 4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트리뷰트 CD가 동봉되어 이 공연에 참여한 팬들에게 100장 한정으로 넘버링을 해서

판매되었는데...

 

뒤늦게서야 이 소식을 알게 되어 너무나 아쉽게 여기던 차에

얼마전 매우 소심한 경로를 통하여 유통되던 이 팬진을 은밀한 방법으로

운좋게도 2부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냥 보통의 서류봉투에 담겨져 왔지만

어떤 것보다도 내게는 소중함이 묻어 나는,

지금은 사라져 버린 속옷밴드에 대한 내 기억의 편린들이다.

 

 

봉투를 열어 보니 이렇게 팬진과 트리뷰트 앨범이 곱게 모습을 드러낸다.

 

  

팬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해 인디밴드의 팬진이 탄생된 것에 대해

그동안 수고하신 분들께 감사를 넘어 존경을 표하고 싶다.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들이야 말로 속옷을 진정 아끼고,

속옷이 추구했던 음악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니아들입니다.

 

 

팬진의 표지다. Vol.1....

Vol 2, Vol3, ......... 속옷팬들에 의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언젠가는 나도 그 일에 동참하고 싶다.

 

한 장 한 장을 읽어 내려가다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짐을 느낀다.

이건 슬퍼서가 아니다.

나도 몰랐던 내 맘 저켠에 감추어져 있었던 아련한 기억들을

차곡 차곡 끄집어 내어 펼쳐 보임에 따른 격정적인 카타르시스였다.

 

(이하의 글들은 팬진에 있는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 해체한지 3년이

지났지만 어딘가

숨쉬며 살고있을

그들의 팬을

찾기위해 포스터를

만들고 거리로

나갔습니다. "

                   

문득 흘러간 시간이 그리워서

한 밴드가 공연을 시작하고 마칠만큼의 시간을 사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남은 것은 2장의 CD와 필름으로 혹은 구닥다리 디카로 찍어 놓은 사진들과

30초짜리 영상, 희미해져가는 기억 뿐....

 

  

속옷밴드를 좋아했던 팬들을 찾는다는 포스터를 거리 곳곳에 부착하고 있는

팬들의 사진과 함께

속옷밴드 라이브 히스토리가 이렇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히스토리에 의하면,

2001년 3월 10일 빵에서의 첫 라이브는 불발되었었군요..

2001년 3월 30일 빵에서의 공연이 첫 라이브였나 봅니다.

 

세월은 흘러,

2006년 5월 13일 빵에서의 공연이 마지막 속옷밴드의 라이브 공연 기록이 됩니다.

 

 

다음 장을 넘기면

라이브 부틀랙 노트라고 된 글이 나옵니다.

 

이 글 필자는 기억의 샘에서 끌어 올리는 단어들에서

이들의 라이브 순간 순간이 파편처럼 묻어 나기에 자신은 그냥 속옷밴드라고 부르기 보다는

우리....속옷....여자....

이렇게 한 단어 한 단어 기억의 깊은 샘에서 끌어 올려

주의 깊게 밴드의 이름을 조합해 낼 수 있도록 '우리들은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라고

밴드명을 줄임없이 부르길 원한다고 합니다.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필자는 2003년 겨울 빵에서의 공연을 추억해 냅니다.

두장의 CD앨범과 해체 후 비정규로 나온 라이브 음반에 대한 자신의 소감도 적고 있습니다.

 

옆 페이지 리뷰라는 글을 적은 필자는

2002년 빵에서의 공연을 기억해 내면서 속옷의 첫 ep인 사랑의 유람선에서 느꼈던

자신의 소감을 의미있는 표현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 사랑의 유람선은 정규앨범에 비해 은밀하다.

큰 신호에 묻혀서 잘 들리지 않는 작은 신호, 검은 안경 뒤에 숨겨진 희미한 눈을 보는 것과 같다."

 

  

뒷장을 넘기니

깨알같이 적은 메모지와 개인용 다이어리 중 일부가 복사된 채로 눈에 들어 옵니다.

 

친구들과 음감회를 했을 때 썼던 메모 글이라고 하는데....

 

마지막 부분을 이렇게 맺고 있습니다.

 

" 시디 2 장을 남기고 훌쩍 떠나버렸지만

내 가슴 한 편에는 작은 구멍이 생겼고

얼굴에는 주름도 늘었다네 "

 

개인용 다이어리 일정표에는

 

연필로 적은 4라는 SATURDAY 칸 안에다 속옷밴드 "빵" 단독공연이라고 또박 또박 적혀 있고,

 

또 하나 메모지 주인은 속옷밴드의 마지막 공연 때

군 복무 중인 관계로 함께 하지 못했던 당시의 기억을 가슴 아프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속옷밴드 팬 앙케이트가 있군요

속옷밴드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미리 준비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변을 듣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속옷밴드에게 남기고 싶은 말 중...

어느 분이 작성한 글이 가슴에 특별히 와 닿았습니다.

 

" 제가 방황하던 시절 제게 힘을 주었던 사랑의 유람선 라이브 공연의 모습들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밴드의 각 멤버들이 어디에 있더라도 건강하시고 계속적인 음악활동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지 후배 음악가들도 많은 용기를 얻을것 같습니다. 그때의 공연과 음악들, 정말 감사합니다. "

 

 

옆 페이지에는 아까 군에서 해체 소식을 접한 그 분의 글인듯 싶은데...

 

해체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공연은 군대 외박과 도저히 맞출 수 없어서 지하벙커 야간 근무를 뛰며

속옷의 ep를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었다고 회상하고 있습니다.

 

  

속옷밴드 작품 중 '밤의 글라이더'에 대한 어느 필자의 소감을 전하고 있습니다.

 

" 밤의 글라이더를 재생하였다. 모든 것이 너무나 명백하게 보이는 날씨였다.

햇빛은 따가웠지만 시원한 바람이 열기를 빼앗아 갔다. 기억은 산재해 있고

모아진 파편은 아름답게 느껴졌다. 나는 무력감을 느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초겨울의 해변을 떠올렸다.

그들의 음악이 좋았다. "

 

 

멕시코행 고속열차에 대한 필자의 느낌을

마치 실제로 멕시코로 떠나 적은 여행기 형식으로 적어 내려가고 있습니다. 

 

" 숙소에서 보낸 하룻밤은 길도고 긴 밤이엇다. 꿈 속에서 나는 멕시코행 고속열차를 타고 있었다.

차량과 차량 사이의 연결 공간에 서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멕시코 산 담배는 더 씁쓸했고, 온몸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은 뜨거웠지만, 매서웠다..."

 

시베리아나에 대해 또 다른 필자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우리 시베리아나 갈까?

 

이 곡의 쓸쓸함과 어두움은 내 몰리고 있는 우리의 마음과 같게 느껴진다고 필자는 표현합니다.

 

  

과거 속옷밴드의 공연 사진 몇장들... 낡고 판독하기 힘든 사진이긴 하지만

끄집어 낸 기억들을 다시 내 마음의 제자리에 꽂아 넣기에 딱 좋은 페이지였습니다.

 

옆에는 트리뷰트 CD에 참가한 아티스트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나옵니다.

 

민휘, 야마가타 트웍스터, dydsu, nervous shirt, 나나기타

(참고로 야마가타 트웍스터가 아마츄어증폭기입니다.)

  

 

이 팬진을 만드는데 수고한 사람들의 이름과 후기에 갈음하는 글...

 

우리는 (     )도 생겼고 (     )도 늘었다네...시리즈라고 해야 하나요...ㅎㅎ

 

그 중에 눈에 띄는 것 딱 두개만 뽑아 보면 이렇습니다.

 

우리는 카드도 생겼고 부채도 늘었다네 ㅠㅠㅠ

우리는 갸도 생겼고 쟤도 늘었다네 ㅋㅋㅋ

  

 

 팬진 마지막 페이지 아래 구석에 이와같이 넘버링이 매겨져 있습니다.

 

헉...제가 받은 팬진이 100부 한정판의 99번째였군요.....아~

 

이제 동봉된 트리뷰트를 한번 살펴 볼까요..

트리뷰트 앨범이라고는 하지만 여늬 앨범처럼 화려하거나 거창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인쇄된 종이에 쌓여 있지 쥬얼리 케이스나 디지팩 형식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발적인 팬들에 의해서 기획되고 만들어진 것이라 그런지

그 어떤 헌정앨범의 케이스 보다도 애착이 가는군요..

  

 

뒷면에 이와같이 트리뷰트에 참가한 아티스트와 곡명이 친절하게도 인쇄되어 있습니다.

종이질이 스노화이트지 150파운드는 족히 될성 싶을 정도로 제법 무개감이 느끼게 하는군요...

펼쳐 보겠습니다.

 

 

하얀 진주알 처럼 자태를 드러내는 팬진 트리뷰트 CD...

 

겉면에 이렇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UNDERWEAR BAND

TRIBUTE ALBUM

OURTOWN PRESENT 2010

 

그리고 수록곡은 다음과 같습니다.

 

01.  민휘 - Under (2:31)

02.  nanaguitar - Afternon Sunlight (7:51)

03.  Nervous Shirt - Octave (5:03)

04.  Dydsu - The Debris, What Remained (6:29)

05.  Yamagata Tweakster - 버려진 속옷 DO 사입 GO 청춘[Kurdistance Mix] (5:00)

06.  민휘 - pokwoodance (4:26)

 

 

덧붙이는 글

 

이 팬진을 기획한 ourtown의 rach님에 따르면,

앞으로도 팬진 시리즈는 계속될 예정이고, 다른 밴드에 대한 진도 기획중이라고 합니다.

이번 속옷진이 팬들의 시선이었다고 한다면 다음 번 속옷진은 해체 후 맴버들의 동향과

인터뷰등 적극적인 속옷맴버와의 취재로 구성된 이슈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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